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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걸러야 하는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by KimUH 2024. 4. 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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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에스프레스 머신을 구입할 때 무조건 걸러야 하는 제품이 있다.

펌프 모터가 없이 가열 증기만으로 압력을 생성하는 경우, 정상적으로 에스프레소 추출에 성공하려면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해서 입문자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https://www.youtube.com/watch?v=zsuJNJiJoeQ

 

아래 그림은 영상에 나온 모델인데, 중고 매매 사이트에 가면 세인트갈렌이나 기타 다른 브랜드를 달고 나온 제품도 많이 보인다.

 

 

이런 제품들은 모두 비슷한 특징이 있다.

 

1. 상부에 뚜껑이 있다.

펌프 모터가 달려있는 대부분의 정상적인 에스프레소 머신은 펌프 모터로 물을 끌어다가 대기압의 10배에 가까운 압력을 가해서 배출하므로, 물의 이동 과정에서 중력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미관상 딱히 도움이 되지 않고, 제품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뚜껑을 상부에 달아놓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펌프가 없는 경우, 중력을 이용해서 물을 내려야 하므로, 물을 넣는 입구와 뚜껑이 위에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마치 혹이 달린 것 같은 뚜렷한 외관상 특징을 보여준다.

 

2. 주전자가 딸려온다.

포터필터처럼 생긴 도구 밑에 유리 주전자(서버)가 있다.

보통 에스프레소는 1회 추출량이 50ml 미만에 불과하므로, 조그마한 잔이나 컵이 놓여 있어야 정상인데, 저렇게 큰 주전자가 놓여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정상적인 에스프레스 추출이 아니라, 모양만 흉내낸 사실상의 드립 커피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입문자들은 에스프레스 추출 조건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으므로 대개 (맛은 덜하더라도) 추출 난이도가 낮은 '더블월 가압 바스켓'을 쓰는 데, 이렇게 압력이 부족한 기계들은 '더블월 가압 바스켓'도 못 쓰며, 일반적인 추출 조건에 더해서 초기 보일러 내 물의 양, 예열 시간, 내부 증기압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안 그래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은 에스프레소 추출 난이도가 극악으로 상승한다.

중고 매매 사이트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검색한 후 '저가순'으로 정렬하면 이런 제품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데, 입문자에게는 아주 가혹한 지뢰밭이다.

 

에스프레소 추출이라는 것이 대기압보다 훨씬 높은 압력을 가하는 방식인데,

애초에 충분한 압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머신은 피하는 게 맞으며,

예산이 부족해서 정상적인 제품을 구입하기 어렵다면 (추가 압력없이) 대기압만으로 정상적인 추출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한 '핸드 드립', '프렌치 프레스', '콜드 브루' 장비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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